스텔라 에이스틴

그의 과거사를 요약해보자: ‘어릴 적부터 이런 성격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

 소설가 어머니 덕에, 스텔라는 태어났을 적부터 온갖 문학 작품들 사이에서 자랐다. 어린 아이에게 있어서 문학 작품이란 각종 가상 세계를 무한으로 만들어내어 즐길 수 있는 무대이다. 다른 아이들처럼 어린 스텔라 또한 그 무대 위에 올라 다양한 상상을 펼쳤고 역할극을 즐겼다. 그러나 다른 아이들과 달리 어린 스텔라는 그 무대를 다른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자신만의 무대를 구축한 것은 아니었다. 스텔라도 인형이나 주변 친구들을 무대 위로 함께 올렸을 때가 있었다. 그때마다 “그렇게 하는 거 아니라고!” 라는 날카로운 외침이 무대의 막을 강제로 내렸다. 어린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말해봤을 대사이고, 나이를 먹을수록 타협을 배우며 이 고집을 배려가 담긴 언행으로 바꾸어 간다. 그러나 스텔라의 경우 이 대사에서 졸업하는 일은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이의 정서적 발달이 조금 늦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부모님도 초등학교를 졸업할 즈음이 되어서야 스텔라의 고집이 평범하지 않음을 인정했다. 스텔라의 고집은 유독 그의 무대 위에서만 발동했다. 다른 사회적 교류를 할 때에는 경우의 수가 적더라도 양보라는 것을 할 줄 알기는 했다. 따라서 부모님은 스텔라가 무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창작가가 될 수밖에 없는 성격을 가졌다고 여기고, 스텔라를 출판사, 방송국, 시사회나 사인회 등 창작과 관련된 장소 이곳저곳으로 데려가 주었다. 어른들의 직장에 어린 아이가 자주 찾아오니 얼마나 관심을 받을까. 게다가 스텔라는 잔뜩 눈을 빛내며 궁금한 것이 있다면 낯도 가리지 않고 자신들의 일에 관해 이것저것 물어보니, 귀엽지 않을 수 없었다. 이곳에서 쌓은 십 수년의 경험과 열정은 스텔라에게 나이를 뛰어넘는 전문성과 감각을 부여해주었다.

 이후는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와 같다. 중학생 시절 단편 영화를 투고했고, 아는 유명인들이 홍보해주며 능력을 인정받았다.